나의 부처님 공부

헌화가(獻花歌)

해탈의향기 2013. 3. 27. 10:37

 

 

 

 

 

 

저 자줏빛 바윗가에

암소 고삐 놓게 하시고

저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꽃을 꺽어 드리리다.

 

  ㅡ 목우노인 ㅡ

 

 

 

  신라 성덕왕 때, 지방 관원인 순정공이 수로 부인과 동행하여 부임

행차할 때의 일이다.

  천하 미색인 수로 부인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

다. 일행은 잠시 쉴 겸 바위 언덕 아래 말과 가마의 행차를 멈춘다. 가

마에서 나온 수로 부인의 눈 앞에 자줏빛으로 흐드러지게 핀 벼랑 위

의 철쭉꽃이 보인다.  수로 부인은 꽃을 감상하다가 갖고 싶어 탄식하

지만, 장소가 절벽인지라 누구도 감히 접근할 수가 없었다.  그 때, 소

고삐를 잡은 어느 이름 모를 노인이 수줍은 듯 나서며 꽃을 꺾어 바칠

것을 자청한다.

  노인은 수로 부인에게 "저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신다면, 제가 소의

고삐를 놓고 꽃을 꺽어 바칠 수 있도록 허락해 주소서."  라고 자신의

마음을 담은 헌화가를 부르고 꽃을 꺽어 바친다.

   ㅡ 지정스님 엮음《향가집》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