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글

먼저 인간이 돼야 진정 성공할 수 있다/ 반기문

해탈의향기 2013. 5. 1. 03:42

 

           

                                                                                    

 

 

                                                                                  

 

 

      일반 회사에서 고위 직급의 인사발령이 나면 당사자도 그렇지만 다른 아래 직원들도 긴장을 한다.  소위 '줄서기'라는 것 때문이다.  상사와 인연이 있는 직원은 '내가 그분한테 잘했으니까 앞으로 내가 출세하는 데 도움을 주시겠지' 하는 기대를 하게 된다.  인연이 없는 직원은 쓴 입맛을 다시면서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새로 부임한 상사를 헐뜯게 된다.  그런데 2004년 1월 반기문이 외교통상부 장관으로  임명되었을 땐 직원이 하나같이 기뻐했다.  모두 스스로를 '반기문의 사람' 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인품도 좋은 데다 매너가 좋으니까 여자 직원들에게 특히 인기였다.  "장관님이 오늘 출근하는데 현관문을 잡아 주시는 거 아니겠어요" 라며 장관이 베푼 작은 친절과 배려에 감동했다.  아마도 그런 장관이 드물기 때문이리라.

      해외 출장 중이었을 때다.  호텔 엘리베이터에서 한 여성이 무거운 짐을 가지고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했다.  외국인 들이나 그의 보좌관들은 멀뚱멀뚱 그 모습을 보며 서 있는데, 반기문이 그 여성에게 다가가 "도와드릴까요? 라며 짐을 대신 받아드는 것이었다.  외교관 생활을 통해 여성에 대한 매너가 자연스럽게 몸에 밴 까닭이었다.

      방청소를 하는 아주머니나 운전을 해주는 기사들에게도 늘 깍듯하게 고맙다는 인사를 잊지 않는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늘 따뜻하게 대하는 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 그가 보기 드물게 좋은 인품을 가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인간 반기문의 진정한 매력은 언제나 한결같은 친절하고 따뜻한 마음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많은 외교부 직원들이 그의 친절함과 따뜻함을 경험했다.  직원이 아프거나 집안에 안 좋은 일이 있다면 수시로 묻고 격려해주는 세심한 사람이다.  오래전에라도 한번 인연을 맺은 직원들이 상을 당하면 아무리 바빠도 꼭 찾아간다.  오스트리아 대사 시절에 함께 일하던 후배 외교관이 간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바쁜 와중에도 간암에 좋다는 것이면 이것 저것 바리바리 챙겨 수시로 찾아가 위로했다.

      2001년 외교부 차관직에 있을 때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퇴진을 해야 했다.  반기문에겐 죽고 싶을 만큼 얼울한 사건이었다.  우울하고 답답했다.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런 날 공교롭게도 주례를 서주기로 오래전부터 한 약속이 있었다.  예전에 같이 일했던 부하 여직원의 결혼식이었다.  급하게 주례를 바꾸는 방법도 있겠지만 예의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혹시 그 직원과 가족이 내가 식장에 안 나타날까봐 걱정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먼저 발동했다.  그래서 결혼식장에 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해 신부의 부모를 만났다.

      "아이고 차관님, 안 그래도 소식 듣고 걱정 많이 했습니다.  경황도 없으실 텐데 어떻게 이렇게 일찍 오셨습니까?"

      "아, 예.  어떻게 하다 보니 좀 일찍 왔습니다.  오늘 주례는 걱정하지 마세요."

      머릿속은 복잡했지만 결혼식 주례는 무사히 마쳤다.

그는 그렇듯 겉치레가 아닌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했다.  그랬으니 그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되었을 때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진심으로 기뻐했던 것이다.  선한 사람이 결국 승리한다는 사실은 누구에게나 마음 뿌듯

한 일이다.

 

   ㅡ 신웅진《바보처럼공부하고 천재처럼꿈꿔라》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