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 서
무어가 대답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2주일 동안은요. 그때 형이 나를 데리고
뒷마당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형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난 내가 총을 맞은 걸 알고 있다고 했어
요. 그러자 형은 상처가 얼마나 심하지도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
요. 난 모른다고 대답했죠. 형은 내가 한쪽 눈을 잃었고, 곧 다른
쪽 눈도 시력을 잃게 될 거라고 말했어요. 난 그날 밤 몹시 슬프게
울었어요. 더 이상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리란
걸 알았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전부였어요. 그 다음날부터 난 내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물론 힘들고 고통스런 순가들도 있었어요. 내 아이들이 태어날
때 옆에 있었지만, 난 그 아이들을 볼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받을 때,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난 무슨 일이
든 했을 거예요. 수많은 성탄절 아침도 마찬가지였고요. 난 늘 앞
을 못 보는 고통을 겪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하지만 그것
이 내 남은 생을 지배하게 두고 싶지는 않아요. 아버지는 늘 내게
말씀하셨어요. '어떤 구름도 너의 햇빛 화창한 날을 망치게 하지
말라'고요."
나라면 도저히 눈에 총을 맞는 경험을 햇빛 화창한 날에 구름이
지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물었다.
"어떻게 총을 맞게 되었죠?"
"1972년 5월 4일의 일이었어요. 그때 나는 열 살이었는데, 거
리 시위가 있던 날이었어요. 나도 시위대에 끼어 영국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