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의향기 2012. 7. 20. 06:04

 

 

무어가 대답했다.

  "병원에서 퇴원한 후 2주일 동안은요.  그때 형이 나를 데리고

뒷마당으로 산책을 나갔어요.  형은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요.  난 내가 총을 맞은 걸 알고 있다고 했어

요.  그러자 형은 상처가 얼마나 심하지도 알고 있느냐고 물었어

요.  난 모른다고 대답했죠.  형은 내가 한쪽 눈을 잃었고, 곧 다른

쪽 눈도 시력을 잃게 될 거라고 말했어요.  난 그날 밤 몹시 슬프게

울었어요.  더 이상 아버지나 어머니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되리란

걸 알았으니까요.  그러나 그게 전부였어요.  그 다음날부터 난 내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물론 힘들고 고통스런 순가들도 있었어요.  내 아이들이 태어날

때 옆에 있었지만, 난 그 아이들을 볼 수가 없었어요.  아이들이 첫

영성체를 받을 때, 아이들의 얼굴을 볼 수만 있다면 난 무슨 일이

든 했을 거예요.  수많은 성탄절 아침도 마찬가지였고요.  난 늘 앞

을 못 보는 고통을 겪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거예요.  하지만 그것

이 내 남은 생을 지배하게 두고 싶지는 않아요.  아버지는 늘 내게

말씀하셨어요.  '어떤 구름도 너의 햇빛 화창한 날을 망치게 하지

말라'고요."

  나라면 도저히 눈에 총을 맞는 경험을 햇빛 화창한 날에 구름이

지나가는 것에 비유할 수 없을 것이다.  내가 물었다.

  "어떻게 총을 맞게 되었죠?"

  "1972년 5월 4일의 일이었어요.  그때 나는 열 살이었는데, 거

리 시위가 있던 날이었어요.  나도 시위대에 끼어 영국 군인들에게

돌을 던지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