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밥상의 기본은 직접 만든 장/ 운아스님
자극적이고 냄새가 강한 오신채(마늘 . 파 . 부추 . 달래 . 홍거)를 쓰지 않는
사찰요리는 장을 비롯한 양념 사용에도 인색합니다.
무엇을 더 첨가해 감칠맛을 내기보다는 각각 재료 본연의 맛을 내는 일에 주력하기 때문이죠.
그저 소금과 간장 . 된장 정도로 살짝 간만 맞추니
그야말로 자연을 그대로 식탁에 옮긴 '자연식'인 셈입니다.
대신 사찰에서는 천연가루나 천연엑기스 등 자연 그대로를 이용한 양념들이 인기입니다.
모두 스님이 직접 담거나 만든 천연양념들입니다.
사시사철 사용할 천연양념 준비를 위해 산사의 공양간은 항상 분주합니다.
된장
보리된장
보리와 엿기름을 식혜 삭히듯 삭혀 팔팔 끓인 뒤 메주 가루를 넣고 버무린다(아예 콩으로 만든 메주를 부셔 보릿가루를 넣고 만들어도 된다). 그대로 항아리에 넣고 발효시키는데, 중간중간 소금으로 간한다. 보리와 엿기름, 메주가루의 비율은 3:1:3 때가 가장 맛난다.
● 쓰임새 구수한 맛이 특징. 풋고추를 찍어먹는 막장이나 삼장으로 사용하기 좋다.
콩된장
콩을 삶아 으깨 네모나게 만든 뒤 통풍 잘 되는 곳에서 말려 한 달 정도 띄워 메주를 만든다. 20일 정도 더 발효시킨 후 깨끗이 씻어 말린다. 정월 무렵 항아리에 메주 서너 덩어리에 물 1말, 소금 2되의 비율로 넣어 40~60일 가량 숙성시킨 뒤, 메주와 간장을 분리해 1년간 발효시킨다.
● 쓰임새 청국장, 된장찌개용으로 사용한다.
밀된장
밀과 엿기름을 식혜 삭히듯 삭혀 팔팔 긇인 뒤 메주가루와 함께 버무려 항아리에 담는다. 보리된장과 마찬 가지로 중간중간 간을 보며 소금을 넣는다. 밀과 메주가루의 비율은 1:1. 이때 엿기름은 1/3 정도가 적당하다. 보리된장에 비해 색이 검은 편이다. 짭짭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징이다.
● 쓰임새 밀된장은 생으로 먹을 때 좋다. 고춧가루와 섞어 막장으로 즐겨 먹는다.
연잎된장
끊는 물에 연잎을 넣어 10분간 우려낸 물에 콩을 삶아 만든 된장이다. 항아리에 삶을 콩을 넣은 뒤 연잎으로 덮어두면 항아리에 부드러운 챵이 베이고, 벌레나 각종 세균으로 인한 된장의 부패도 막을 수 있다.
● 쓰임새 된장의 담백한 맛을 내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다.
고추장
대추고추장
대추는 껍질째 삶아 체로 씨앗과 껍질을 걸러낸다. 대추 우린 물에 엿기름가루와 고춧가루, 소금, 조청을 넣고 2~3일 가량 숙성시킨 뒤 항아리에 담는다. 이때 매일 저어줘야 발효가 잘 이뤄진다. 재료의 비율은 대추와 고춧가로는 1:1, 엿기름과 조청은 그의 1/3이 알맞다.
● 쓰임새 맛이 들큼해 그대로 채소를 찍어먹기 좋다. 단맛 나는 식재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찹쌀고추장
찹쌀가루를 도넛 모양으로 반죽해 끓는 물에 넣은 뒤, 반죽이 위로 떠오르면 반죽을 건져 엿기름에 하루 숙성시킨다. 조청과 고춧가루를 넣고 2~3일 발효시켜 항아리에 담는다. 재료 비율은 찹쌀과 고춧가루는 1:1, 조청은 1/4, 스금 적당히. 매일 한 번씩 젓는다.
● 쓰임새 윤기가 흐르면서 감칠맛이 나 구이나 고추장찌개에 잘 어울린다.
매실고추장
매실을 일주일가량 설탕에 재어놓았다가 건더기만 건져 푹 삶는다(보다 강한 맛을 원한다면 생매실을 사용 해도 좋다). 체에 걸러 씨와 껍질을 분리한 뒤, 고춧가루와 조청, 소금과 섞어 2~3일간 발효시킨다. 매실은 톡 쏘는 맛이 강하므로 고춧가루 양의 절반만 넣는다. 매실과 고춧가루, 조청의 비율은 2:4:1. 소금은 적당량.
● 쓰임새 무침이나 초장 등 새콤달콤한 음식을 할 때 사용하기 좋다.
쌀보리고추장
쌀가루와 보릿가루를 섞어 죽을 쑤어 엿기름을 넣어 하루 동안 숙성시킨다. 여기에 고춧가루와 조청, 소금을 넣어 간한다. 쌀과 보리, 고춧가루의 비율은 1:1:2. 조청과 엿기름은 0.7씩이 적당하다.
● 쓰임새 보릿가루의 구수한 맛이 비빔밥과 잘 어울린다. 깊은 맛을 내는 찌개에도 사용하기 좋다.
조청
쌀조청
밥을 고들고들하게 지어 엿기름과 섞어 전기밥솥에 안친다(식은 밥이 있다면 엿기름을 그대로 부어 삭혀도 된다). 6~7시간 후 밥알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배보자기에 밥알을 걸러 국물만 받아낸다. 국물에서 끈기가 느껴질 때까지 약한 불에서 은근히 조려주면 된다. 쌀과 엿기름의 비율은 3:1. 엿기름을 많이 넣을수록 단맛이 강해지니 주의할것.
● 쓰임새 감칠맛이 나 조미료 대용으로 쓰기 안성맞춤.
홍삼조청
쌀조청 만드는 단계에서 베보자기에 국물을 걸러낸 뒤, 홍삼을 편 썰거나 통째로 넣어 약한 불에서 함께 조리면 홍삼 속 사포닌 건강 성분이 조청으로 스며든다. 끈기가 생기면 홍삼이 정과처럼 되는데 이때 홍삼은 건져 먹고, 조청만 따로 담는다. 홍삼대신 도라지를 사용해도 된다.
● 쓰임새 양념보다는 식전에 건강식으로 먹으면 좋다.
무조청
무를 깨끗이 씻은 뒤 듬성듬성 썰어 같은 양의 쌀과 함께 밥을 짓는다. 밥이 되면 밥의 1/3분량의 엿기름을 넣어 전기밥솥에서 6~7시간 삭혀 밥알이 떠오르면 베보자기에 짜서 건더기를 걸러낸다. 국물만 약한 불에 몇시간 은근히 조리면 들큼한 맛의 무조청이 완성된다.
● 쓰임새 단맛이 강해 떡에 찍어먹기 좋다. 감기에도 효능이 있어 식전에 한 숟가락씩 먹는다.
호박조청
무조청과 같은 방법으로 호박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호박밥을 짓고, 전기밥솥에 호박밥과 엿기름을 넣어 6~7시간 삭힌다. 이후 밥알이 떠오르면 베보자기로 국물을 짜내 자작하게 조린다. 재료인 호박과 쌀은 같은 비율로 사용한다.
● 쓰임새 호박조청은 단맛이 아주 강해 음식 조리시 단맛 대용으로 사용하기 좋다.
식초
현미초
현미를 생수에 7~8시간 담갔다 밥을 해 식힌다. 현미밥에 누룩가루를 고루 섞어 항아리에 담은 뒤 생수와 엿기름을 붓는다. 4~5일 뒤 면보에 걸러 맑은 술만 걸러낸 뒤 다른 항아리에 넣고 밀봉해 그늘에서 6개월 숙성시킨 후 사용한다. 현미와 누룩가루, 물의 비율은 2:1:1, 엿기름은 누룩가루의 1/5이 적당하다.
● 쓰임새 초장이나 소스를 만들 때 쓰기 좋다.
사과식초
사과는 약간 덜 익고 단단한 것을 골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한 뒤 4등분한다. 항아리에 사과를 차곡차곡 담고 직접 만든 현미식초 1컵을 뿌린 뒤 3개월간 숙성시켜 면보자기에 걸러 원액을 담는다. 재료의 비율은 사과 1되 기준 현미식초 1컵. 레몬즙을 더하면 사과의 갈변을 막아 식초가 더 맑아진다.
● 쓰임새 녹황색 채소와 곁들여 먹을 때 사용. 함께 먹으면 피로회복에 도움이 된다.
레몬식초
사과식초와 같은 방법으로, 레몬을 씻어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 적당한 크기로 잘라 항아리에 담는다. 이후 현미식초를 넣어주는데 레몬 자체의 신맛이 강하므로 현미식초의 양을 적게 잡는다. 레몬 10개에 현미식초 1/2컵이 적당. 3개월 숙성 후 면보자기에 걸러 사용하면 된다.
● 쓰임새 주로 소스나 초고추장 등 상큼한 맛이 필요할 때 넣는다.
감식초
늦가을 땡감을 준비해 마른 행주로 깨끗이 닦아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는다. 여기에 감식초 원액을 첨가해 5개월간 발효시켜 면보자기에 담아 찌거기를 분리 한다. 다시 항아리에서 7개월 이상 숙성시켜 사용한다. 감식초 원액은 약간만 넣어도 된다.
● 쓰임새 맛이 부드러워 음료로 마셔도 좋다. 빈속에 마실 때는 꿀을 타서 먹어야 속이 쓰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