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의향기 2012. 9. 21. 10:03

 

 

으로 두 명의 젊은이가 걸인들이 내미는 양은 그릇에 듬뿍듬뿍 쌀

을 퍼주었다.  이 의식은 하루에 두 번씩 치러졌다.  빠르게 움직이

는 이 티베트 인들 옆에서는 불구자가 된 대여섯 명의 소년들이

손과 무릎을 부지런히 놀리며 땅바닥을 기어서 따라왔다.  성냥개

비 같은 다리들이 아이들의 빼빼 마른 몸통 뒤에서 꼬리처럼 리드

미컬하게 흔들렸다.  이 소년들 역시 배를 곯지 않을 것이었다.  달

라이 라마가 이 도시에 있는 동안에는,

  사원 법당 입구에서 달라이 라마는 고무 샌들을 벗고, 수행원이

바닥에 깔아 놓은 진황색 비단 담요 위에서 삼배를 올렸다.  그런

다음 좁은 복도를 지나 한쪽 끝에 커다란 불상이 모셔져 있는 작

은 법당 안으로 들어갔다.

  달라이 라마는 불단 위에서 자기를 굽어보고 있는 불상 앞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 삼배를 올렸다.  눈이 부시도록 밝은 샛노

란 승복을 입은 한 무리의 스리랑카 승려들이 주위를 맴돌고 있었

다.  그들은 이 마하보디 사원의 공식 관리인들이었다.  작은 법당

안에는 밤색 승복을 입은 열 명 가량의 티베트 고위 라마승들과

몇 명의 티베트 경호원들이 전부였다.  외부 공기가 차단된 상태에

서, 강렬하고 짙은 향냄새와 그동안 방문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신도들이 남기고 간 쉰내 나는 체취가 뒤섞여 숨이 막혀 올 지경

이었다.

  나는 달라이 라마의 경호실장인 셍게 랍텐 옆에 서 있었다.  키

가 작달막하고 상고머리를 한 그 가라테 유단자는 발끝으로 서서

벽에 걸린 환풍기를 조정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몇 번을 만지작거

린 끝에, 마침내 그는 달라이 라마 쪽으로 공기를 보내는 데 성공

했다.  그 공기 역시 퀴퀴하긴 마찬가지였다.  바깥에서 나는 거대

한 군중의 소리가 그곳까지 들려왔다.  무장한 군인들이 그 군중을

막아서고 있었다.

  스리랑카 승려 한 명이 달라이 라마에게 불이 붙은 작은 막대기

를 건넸다.  놋쇠 촛대에 꽂힌, 나선형 모양의 자주색 초 두 개가

불상 앞 받침대 위에 놓여 있었다.  달라이 라마는 조심스럽게 하

나씩 불을 붙였다.  그런 다음 불상을 올려다보며 존경의 표시로

오른손을 들어올렸다.

  나는 곁눈질로 그 고대 석조 불상을 살펴보았다.  그 불상은 19

세기 영국 고고학자들에 의해 발굴되었을 때 머리가 몸체에서 잘

려진 상태였다.  그들은 시멘트로 머리를 다시 붙여 사원 법당 안

에 모셔 놓았다.  처음 그 중요한 불상을 보았을 때, 달라이 라마는

확연히 눈에 띄는 그 접합 부위가 마음에 걸렸었다.  그래서 그는

불상을 황금색으로 칠하라고 상당한 액수를 기부했다.  인도 고고

학 협회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결국 종교적 예민함이 승리를 거두

었다.  불상 뒤쪽 벽은 푸른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부드러운 조명

덕분에 마치 완벽하게 푸른 하늘을 담고 있는 커다란 창 같은 효

과를 내고 있었다.  나는 불상의 목 주위에서 그 금간 부분을 찾으

려고 했지만 아무것도 발견할 수 없었다.

  다시 법당 밖으로 나온 달라이 라마는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려

시계 방향으로 사원의 중앙탑을 돌았다.

  사원 정문에 이르기 직전 그는 돌연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안

전 요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는 큰 무리의 티베트 인들 쪽으로

다가갔다. 경호원들 옆에 대동하고서 그는 땅바닥에 앉아 있는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