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탈의향기 2012. 11. 15. 10:25

 

 

  "모든 일이 그때 시작된 것 같습니다.  블루베리 열매의 냉기 때

문이죠."

  그러고 보니, 위기를 불러온 것은 블루베리 열매의 냉기였다.

내가 기대했던 그런 답이 전혀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나는

달라이 라마가 나나 다른 사람 같지 않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기 주위의 세상을 바라보는 두드러지게 다른 방식을 가지

고 있었다.  내가 그 병에 대해 알고 싶었던 몇 가지 의문점은 여전

히 남아 있었다.

  나는 달라이 라마에게 물었다,

  "파트나에서 돌아와 보드가야에 있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났나

요?"

  "시첸 사원에서 4, 5일을 있었지만 상태가 별로 나아지지 않았

습니다.  그래서 나는 생각했습니다.  '만일 칼라차크라 입문 행사

를 시작했다가 실패로 끝난다면 그것은 시작하지 않으니만 못하

다.  따라서 행사를 취소하고 뒤로 미루는 것이 낫겠다.' 그래서 난

그렇게 결정을 내렸습니다.  처음에는 3일 동안 강론을 할 수 있다

는 희망이 들었지만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체텐 박사가 몸의 이쪽 부위가 부풀어 오른 것을 발견한 것

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자신의 왼쪽 부분을 두들겨 보였다.

  락도르가 말했다.

  "체텐 박사는 달라이 라마에게 그날로 즉시 병원으로 옮길 것

을 제안했습니다." 

  내가 물었다.

  "그래서 칼라차크라 행사 마지막 날의 장수 기도 법회를 취소

해야만 했군요."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날 떠날 준비를 갖춘다는 건 불가

능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뭄바이의 병원으로 떠나는 일이 가능

한지 알아보았습니다.  델리의 인도 정부와 몇 번 접촉한 끝에 주

정부는 헬리콥터 한 대를 지원하는 데 동의했습니다.  그리고 중앙

정부는 파트나에서 뭄바이로 가는 직항 특별 여객기를 제공했습

니다.  뭄바이에서는 공항에서 곧바로 병원으로 갔지요."

  이때 가리 린포체가 스스로 나서서 내게 말했다.

  "달라이 라마가 병원으로 옮겨졌을 때 그의 눈에 맨 먼저 띤 것

은 그를 기다리고 있는 큰 주사바늘과 링거 병이었어요.  그는 매

우 불편해 했어요.  약간 겁도 먹었구요."

  가리 린포체는 주로 락도르의 통역을 돕기 위해 그곳에 있었지

만, 나는 그가 언제나 재미있는 이야기 거리를 갖고 있음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달라이 라마는 그 당시의 상황을 기억하고는 약간 얼굴을 찡그

리며 말했다.

  "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할 수 없이 링거 주사를 맞았

습니다."

  그리고는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

  내가 물었다.

  "병원에선 무슨 검사를 하던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