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사람을 만난다
사람이 사람을 만난다
아름다운 사람을 만나는 일은 행복하다. 날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살 수
있는 사람은 복인(福人)이다. 살다 보면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된다. 어려운 일이다. 좋은 사람보다는 싫은 사람을 더 많이 만나고 아름다운
사람보다는 추한 사람을 더 만나야 하는 것이 우리들 현실이다. 욕심 없고 나
누기 좋아하고 따뜻한 감성을 지닌 사람들을 만나면 그 느낌부터가 다르다.
그런 사람 옆에 서 있으면 말이 없어도 편안한 느낌이 전해져 온다.
사람들은 흔히 외모나 직업으로 그 사람을 평가하고, 그것에 의하여 좋고
나쁨을 규정한다. 상당히 계산적인 판단이다. 그것에는 사람의 향기가 없다.
단순히 기계적인 그런 판단은 섣부른 만큼의 오류를 지니고 있다, 그 오류속
에는 아름다운 사람과 만날 수 없다는 불행이 포함되어 있다.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이야기다. 수달다라는 한 장자가 있었다. 수달다
는 친구를 재산 관리인으로 두고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재앙' 이었다.
사람들은 그 이름이 불길하다며 수달다에게 그를 멀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수달다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이름은 단지 이름일 뿐 그의 인격은 아니라며
친구를 품었다. 이름이라는 겉을 떠나 인격이라는 속을 보았던 수달다의 지
혜가 드러난다. 그 이야기를 전해 들은 부처님은 이렇게 말슴하셨다.
"도움을 주기 위해 일곱 걸음을 같이 걸은 사람은 친구요, 열두 걸음을 함께
걸은 사람은 진실한 동지며,반달이나 한 달을 함께 있으면서 성실하면 친족
이고, 그보다 더 많은 세월을 보냈으면 자기 자신과 같다."
겉을 보는 사람은 언제나 겉만 볼 뿐이다. 외모와 조건을 보는 사람은 안을
볼 수가 없다. 안을 볼 수 없을 때 아름다운 사람 또한 사라져 버린다. 지혜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어리석은 사람은 모래를 쪄 밥을 짓고 지혜가 있는 사람은 쌀을 쪄 밥을 짓
는다. 모래는 아무리 쪄도 밥이 될 수가 없다. 조건과 외모로 사람을 만나는
사람은 아무리 오래 사람을 만나도 아름다운 사람을 만날 수 없다. 겉을 버리
고 안을 보는 겸손한 사람만이 진정 변치 않을, 자신과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것
이다. 지금 그대 곁에 '자기 자신과 같은 사람' 이 있는가. 없다면 스스로 자신
의 안을 보는 지혜가 없음을 한탄할 일이다.
월간지 좋은생각
글쓴이/성전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