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용 서

해탈의향기 2012. 9. 26. 18:26

 

 

다시 락도르의 통역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때도 나는 그들에 대한 자비의 감정을 갖습니다.  그

리고 그들이 나와 긍정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

깁니다.  하지만 나의 정서는 비록 거기 부정적인 것이 있다 할지

라도, 그것 역시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것입니다.  한 가

지 또 있습니다.  자비를 키우는 것은 오랜 수행을 통해 얻어진다

는 것을 나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내가 말했다.

  "힘든 일이군요."

  달라이 라마가 말했다.

  "아주 힘든 일도 아닙니다.  나는 이름 아침마다 몇 분씩 자비에

대해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명상, 분석적인 명상이지요.  물론 나

는 매일 아침 이타주의로 살아갈 것을 맹세합니다.  그때 나는 강

한 감정을 얻을 때까지 자비에 대해 명상하고, 경전을 암송합니

다."

  달라이 라마는 오른손 집게손가락으로 몇 차례 허공을 찌르며

말했다.

  "공을 이해하면 자비심을 키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것

이 강한 자비심을 갖게 해준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락도르가 정성들여 마무리했다.

  "공의 개념은 우리로 하여금 궁극적인 실체를 이해하게 해줍니

다.  그것은 자연계의 기본 법칙인 상호 의존의 지혜를 깨닫도록

도와줍니다.  공을 이해할 때, 우리는 우리 모두가 근본적으로 연

결되어 있음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여길 수 있는 것은 이 상호 연결 때문입니다.  이런 감정

이입과 더불어 자비심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옵니다.  그림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고통을 진정으로 동정하고 그들의 아픔을

덜어 주려는 의지를 갖게 됩니다.  이와 같이 공에 대한 이해는 자

비와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키워 줍니다."

  공과 자비, 지혜와 방법, 이것은 달라이 라마의 수행에 있어서

중심이 되는 두 기둥이다.  영적 수행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

든 것이 그 안에 담겨 있다.  그는 그것들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

해 종종 하나의 은유를 사용하곤 했다.  새가 날기 위해서는 두 개

의 날개가 필요하듯이,  지혜만 있고 자비심이 없는 사람은 산속에

서 풀이나 뜯어먹고 사는 외로운 은자나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지

혜가 없이 자비심만 있는 사람은 호감 가는 바보일 뿐이다.  지혜

와 자비는 둘 다 필요하며, 서로를 키워 준다.  일단 우리 모두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만 하면 우리의 동료 인간들

에 대해 자비의 감정을 느끼지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일

단 자비의 감정을 갖게 되면, 그 순간 우리는 시간을 초월한 상호

의존의 진리, 공의 진리를 흘낏 바라보기 시작한다.

  달라이 라마는 생각에 잠긴 듯했다.  잠시 후, 그는 내게로 몸을

돌려 내 눈을 응시했다.

  그가 말했다.

  "나는 이 한 가지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습니다.  내가 당신에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공과 자비의 두 가지 수행은······."

  그런 다음 그는 또다시 티베트 어로 넘어갔다.  락도르가 말을

받아 통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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