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삼국시대 이전
떡이 언제부터 만들어졌는지 정확히 밝히기는 어렵다. 그러나 삼국이
정립되기 이전부터 떡이 만들어졌으리라는 것은 쉽게 추측할 수 있는 일이
다. 이와 같이 추측해 보는 것은 몇 가지 내용을 통해 살펴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때에 벌써 쌀. 피. 기장. 조. 수수. 콩. 보리 등의 각종 곡물이 생산되었다
는 것이 그 첫째 이유이다.
둘째는, 곡물의 껍질을 벗기고 가루로 만드는 데 쓰는 갈돌이 신석기시대
의 유적지인 황해도 봉산 지탑리 유적에서 발견되었고, 무문토기시대의 유적
지인 경기도 구릉산 북변리 유적과 동창리 유적에서 갈돌의 발전 단계로 보
이는 돌확이 발견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는, 청동기시대 유적인 나진 초도 조개더미에서 시루가 발견되고 있다
는 점이다. 여기서 발견된 시루는 바닥에 구멍이 여러 개 나 있고, 양쪽에는
손잡이가 달려 있어 곡물을 찌는 데 쓰였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 당시
에 재배되었던 각종 곡물을 갈돌이나 돌확에 갈아 시루에 찐 음식이라면 그
것은 떡을 의미하며, 그 중에서도 '시루떡'을 의미하는 것임은 두말할 것도
없다.
삼국시대 이전에는 시루떡 외에도, 시루에 찐 다음 쳐서 만든 인절미와 같
은 떡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앞서 떡의 어원에서 살폈듯이, 중국
전국시대(戰國時代, B. C. 480-222)의《주례 》에 곡물을 쪄서 문드러지게 치
는 떡을 자라 표기했고, 친 떡에 콩가루를 묻혀 분자라 했던바, 우리
도 그들의 풍속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 때 만들어진 떡은 부족 국가가 가졌던 각종 제천의식(祭天儀式)에
쓰였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무속행의(巫俗行儀)나 고사행의(告祠行儀),또는
부락제(部落祭) 등에서 시루에 찐 떡을 통째로 놓고 제(祭)를 지내는 오늘날의
풍속과 그 맥락을 같이하는 것이다.
ㅡ 강인희 《한국의 떡과 과줄 》중에서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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