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작용이 내가 있는 장소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
다. 이런 것들이 내가 지금까지 매 순간 당신으로부터 배운 것들
입니다. 실제로 어떤 것들은 내 자신의 것이 되기도 했습니다. 비
록 일시적이긴 했지만. 만일 내가 당신과 또 다른 책을 쓰게 된다
면, 나에게도 조금은 더 가망이 생기겠지요."
달라이 라마는 그 말을 듣고 한바탕 웃었다.
이번에는 내가 한동안 마음에 품어 온 질문을 그에게 하기로 마
음먹었다.
"당신은 불교 수도승으로 평생을 살아왔습니다. 열반이나 깨달
음 같은 어려운 것들은 제외하고, 당신은 이 생에서 무엇을 이루
고 싶습니까?"
잠시의 주저함도 없었다. 마치 이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
럼, 그의 대답은 즉각적이었다. 달라이 라마가 내게 한 말은 이것
이었다.
"행복해지는 것입니다. 나의 수행은 내가 쓸모 있는 삶을 살도
록 도와줍니다. 만일 내가 짧은 순간이나마 다른 사람들을 행복하
게 해줄 수 있다면, 내 삶은 어느 정도 목적을 이룬 것입니다. 그
것은 내게 깊은 정신적 만족감을 안겨 줍니다. 이 느낌은 당신이
타인을 위해 봉사할 때면 언제나 찾아옵니다. 다른 사람들을 도울
때 나는 행복을 느낍니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의 자비,
서로를 보살피는 마음입니다."
우리의 막간 대화는 끝이 났고, 달라이 라마는 의자에서 일어나
다시 명상하는 방으로 향했다. 나는 그에게서 몇 미터 떨어진, 입
구 근처의 붉은색 접는 의자에 홀로 앉았다. 그 자리에서는 달라
이 라마의 옆모습이 보였다. 그의 머리 위로는 유리벽을 통해 다
울라다르 산의 겹겹이 중첩된 칼날 같은 능선들이 보였다. 내 왼
쪽으로는 한 장소에 모여 있는 것들로는 최고의 작품들이라고 할
만한 화려하고 성스런 티베트 예술품들이 커다란 유리 진열장 안
에 세심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크고 작은 수백 개의 불상들과, 모
두 전설적인 유래를 간직하고 있으면서 생동감 넘치는 색채들로
그려진 수백 년 된 티베트 탱화들의 놀라운 이미지들이 내 감각을
자극했다. 나는 그것들 모두에서 달라이 라마의 생명력 넘치는 에
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의 본질적인 선한 마음이 그 방안에 있
는 모든 사물과 공간 속에 스며들어가 있었다. 그가 이곳에서 수
천 시간을 명상과 기도로 보낸 결과가 그곳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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