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지도자가 되는 지름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
씀하셨습니다.
"남을 지도하는 사람이 되거나 위대한 사람이 되려
면 마음 가운데 나쁜 생각이 없어야 한다. 쓸데없는
망상과 잡념이 없어져야 하는 것이다. 마치 금광석을
캐면 그 속에 금도 있고 은도 있고 동도 있고 철과 아
연 등의 많은 잡철이 섞여 있는데, 이것을 제련해서
다 빼버리고 24금을 이루어야 세계에 통용되는 보배
가 되듯이, 사람의 마음 가운데 하찮은 생각이 쑥 빠
져나가야 남을 지도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는 것
이다."
결국 모든 것은 한마음입니다. 마음 하나 잘 쓸 때
가정도 생업도 사랑도, 행복도 명예도 꽃핀다는 것입
니다. 이에 스님께서는 강조하셨습니다.
ㆍ천하의 변화를 알고자 하는 이, 그 마음을 안정되게
하라
ㆍ천하의 일을 의논하고자 하는 이, 그 마음을 평등하
게 가져라.
ㆍ천하의 착한 일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이, 그 마음을
비워라.
ㆍ천하의 물질을 용납하고자 하는 이, 그 마음을 크게
열어라.
자연의 법문
시절은 춘삼월 호시절(好時節)이라
우주에 춘광(春光)이 도래하여
시냇물은 잔잔히 흘러가고
꽃은 웃고 새는 우짖는데
선창(禪窓)의 한 가닥 맑은 향 연기는
우리 집의 묘한 풍경이요 다함없는 진리로다
이는 경봉스님께서 봄이 되면 자주 읊으셨던 게송입
니다. 스님께서는 게송에 이어 다음과 같은 법문을 하
십니다.
"봄이 오니 새 는 소리도 다르다. 겨울에는 추워
서 근근이 움츠리는 소리로 우는데, 봄에는 아주 활
짝 핀 울음소리이다. 물은 잔잔히 흘러가고 산꽃은 웃
고 들새는 노래하는 여기에 법문이 있다. 법문은 법
사(法師)가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다. 삼라만상이
모두 법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스님은 법상에 올랐을 때에나 영축산 숲 속
을 거닐때마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의 법문을 듣는
눈과 귀를 열어 주셨습니다.
산을 보면 산과 같이 높은 도덕과 지식을 쌓을 것을
다짐하고, 맑게 흐르는 물을 보면 마음을 깨끗이 할 것
을 다짐하며, 바다를 볼 때는 넓고 깊은 마음을 기를
것을, 바위를 볼 때는 원력(願力)을 바위와 같이 견고
하게 하겠다는 결심을 하는 등, 산에서도 물에서도, 나
아가 자연과 만물에서 삶의 이치를 배워야 함을 자상
히 일러 주셨습니다.
자연과 둘이 아니었던 스님은 통도팔경(通度八景)
하나하나에 대한 시 등 자연에 대한 시를 많이 남겼습
니다. 어느 겨울철, 스님은 새벽 등산을 하다가 한 수
의 시를 지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