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말하고 나서 달라이 라마는 손뼉을 치면서 또다시 웃음
을 터뜨렸다. 웃음을 참으려고 몸을 흔들기까지 했다.
로렌스 신부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네, 그리고 나서 달라이 라마께선 그에게 시력을 잃은 슬픔에
서 벗어나는 데 얼마나 오래 걸렸느냐고 물으셨죠."
"그는 '하룻밤'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정도의 적은 정보로 그들이 하는 이야기를 알아듣느라 나는
애를 먹었다. 만일 내가 리처드 무어의 입장이었다면, 나는 아주
다르게 반응했을 것이다. 나라면 그런 커다란 상실감에서 그렇게
빨리 헤어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달라이 라마가 북아일랜드를 다녀간 몇 달 뒤, 나는 데리의 리
처드 무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시력을 잃은 것을 당연하게 받아
들이는 그에 대해 좀더 알고 싶었다.
그가 말했다.
"내가 장님이 된 상황을 그토록 빨리 받아들이게 된 데는 두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나는 사건이 일어난 즉시 가족과 친구들로부
터 많은 격려를 받았어요. 그리고 지역 언론들과 전국의 매체들도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었구요. 정치 지도자들도 우리 집을 방
문해 야단을 떨었어요. 하룻밤 사이에 난 유명 인사가 되었고, 스
스로 중요한 인물처럼 여기게 되었어요. 또 다른 이유로는, 내가
운이 좋았다는 거죠. 난 태어날 때부터 행복한 아이였어요. 행복
하고 낙천적인 성격을 타고났거든요."
내가 물었다.
"절망한 적은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