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라마

용 서

해탈의향기 2012. 7. 21. 17:43

 

 

  무어는 한동안 침묵을 지켰다가 말을 이었다.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잘 기억나지 않아요.  한 군인

이 근처에서 폭동 진압용 고무탄을 쏘았고, 그것이 내 오른쪽 눈

에 맞았어요.  나를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 한 분도 그곳에 있었지

만 날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어요.  내 얼굴이 심하게 망가져 버렸

거든요. 아버지가 나를 구급차에 태웠어요.  하지만 어머니가 함께

타는 것을 막았어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내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으셨던 거죠.  엄마는 이미 1972년 1월, 피의 일요일에 외삼촌

을 잃으셨거든요."

  내가 물었다.

  "당신을 쏜 군인에 대해선 어떤 감정을 갖고 있나요?"

  무어가 말했다.

  "이렇게 말하는 게 이상하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난 그에게 아

무런 나쁜 감정이 없어요.  사실 그를 무척 만나고 싶어요.  당신한

테 한 가지 말씀 드리죠.  내가 생각하기에,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것은 내가 그에게 전혀 원한의 감정을 갖지 않았다

는 거예요.  나는 그를 완전히, 그리고 무조건적으로 용서했어요."

  리처드 무어가 가진 용서의 힘은 그의 삶을 전혀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이끌고 갔다.  몇 해 전, 무어는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 고통받는 아이들을 후원하는 '칠드런 인 크로스파이어(고난에

처한 아이들)'란 단체를 조직했다. 가장 최근에 그는 방글라데시에

가서 그곳의 후원 사업을 돕는 일을 했다.

  나는 무어에게, 달라이 라마가 그의 빠른 회복력과 그가 삶에서

해온 일들에 대해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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