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왕사성 가운데 한 장자가 있었는데 그의 집은 큰 부자여서
약대. 나귀. 코끼리. 말이 산과 들에 가득하고, 여러가지 비단과
진주가 창고에 가득하며, 여러 곳에 남에게 준 빚도 그 수를 알 수
없을 만큼 많았다.
그 장자는 말을 할 때면 언제나 웃음을 머금어서 남의 뜻을 그스
르지 않고 육도(六度)가운데서 항상 육바라밀을 행해왔다. 그러나
어느날 장자는 갑자기 병이 들어 마침내 죽고 말았다. 부부 둘이서
오직 아들 하나를 길렀는데 그 아들의 이름은 나복이었다. 그는 아버
지가 죽는 것을 보고 장례하고 산소를 서고 三년 동안의 시묘를 마
치자 집에 돌아와서 그 어머니께 여쭈었다.
『아버님이 계실 적에는 재물이 한없이 많았사오나 지금에 와서는
창고가 비게 되었읍니다. 하오니 저는 돈을 가지고 외국에 나가서
장사를 해볼까 합니다.』
그리고는 종 익리를 시켜서 돈을 내다가 계산해보니 三천관이었
다. 나복은 이것을 셋으로 나누어 하나는 어머니께 드려 문호를 보
존하게 하고 하나도 역시 어머니꼐 드려 삼보께 봉양하며 아버지를
위해서 날마다 오백승재를 베풀게 했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자
기가 가지고 금지국으로 가서 장사를 경영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떠나는 것을 보자 종들을 불러놓고 말했다.
『너희들은 이리 와서 내 말을 들어라. 지금 우리집은 큰 부자이다.
그러니 만일 삼보사승이 우리집 문앞에 와서 우리를 교화하려 하거
든 너희들은 나를 위하여 방망이로 그를 쳐죽여서 목숨도 남기지 말
아라.』
그리고나서 자기 아들이 두고간 재 올리라는 돈으로 돼지.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