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수 한
"스님은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것을 매우 중요시하시는데 왜입니까?"
"흐음...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옛날에 도둑이 물건을 훔치려고 어느 집에 들어갔는데,
그 집의 현관에 놓인 가족들의 신발이 얼마나 정갈하고 반듯하게 놓여있던지...
도둑은 이렇게 생각했다네요.
'아,이렇게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사람들이 살고 있다면 정신이 깨어있는 사람들이니
내가 도둑질을 하러 들어가면 당연히 들키겠구나.'
그래서 그 다음집으로 갔는데 그 집은 신발이 이러저리 뒹굴고 있더라네.
당연히 그 집에서 물건을 훔쳐나왔다고 하더군요.
신발을 벗고 들어갈 때 뒤돌아 자신의 자취를 점검한다는 것도 수행이에요.
항상 마음이 깨어있다는 증거거든요.
그래서 수행자는 신발부터 가지런히 놓는 것을 배웁니다.
제가 선방에 있을 때는 두 신발 사이가 10센티만 벌어져도 그 벌로 천배를 했어요.
그만큼 일상생활 하나 하나를 수행으로 삼었던 거지요."
"어이쿠... 저는 신발 한짝이 날라다니는 사람인데요.ㅋㅋ
에고머니나...진작에 제가 신발을 가지런히 놓을 줄 알았다면 제 인생이 달라졌을텐데요."
"하.하.하......그랬겠지요."
"그런데요. 신발을 이리저리 놓는 사람은 돈도 잘 빌려준다고 그러대요.
그래서 돈을 꾸러 갈 때는 신발 놓는 것을 보면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안다고요.
신발을 가지런히 놓는 사람은 돈 잘 안 빌려준데요.
저처럼 신발도 이리저리 놓고 덜렁대는 사람은 돈 잘 빌려주거든요.
그래서 돈도 잘 빌려주고, 빌려주면 못받고 그렇게 살았네요.
그러니 온갖 시행착오만 하고 살았지요.
으이그...맘에 안들어...우째 우리 부모님은 그런 것 부터 교육을 안시키셨다나.
그랬음 이 딸년의 인생이 좀 달랐겠구만.
지금 이 자리에도 있지 않았을거구요."
"하.하...여기 오길 잘했어요. 잘했어...하하..."
아...솔직히 난 내인생의 포맷을 다시 하고 싶은 사람이다.
이런 저런 바이러스 다 제거하고 쓸데없는 프로그램 삭제하고 다시 크린스타트 하고 싶다.
2차대전 중에 있던 일이란다.
많은 사병들의 생사가 걸린 긴박한 상황에서 상관의 판단은 지대하다.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모든 부대원들이 개죽음 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관의 직속부하 한 사람이 상관의 마음자리를 살펴보기로 했다.
포탄이 사방에서 떨어지는 상황이었는데,
부하병사는 담배에 불을 당겨 거꾸로 상관에게 드렸다.
상관은 담배를 받아들고 그대로 입으로 가져가지 않고 담배를 잠시 지켜보고는
바르게 돌려서 입에 물었다.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잠시 멈추어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믿어도 되겠다고 판단했단다.
그 때부터 상관의 명령에 충복했고, 전쟁은 승리했단다.
그래서 항상 순간 순간 깨어 있으라고 한다.
위급한 상황일수록 깨어 있으라.
지혜로운 지도자의 덕목이 참으로 아쉬운 때다.
암튼 오늘부터 신발을 잘 챙겨야지.
남은 인생이라도 시행착오없이 잘 살다 가야 할 것 아닌가.
기운이 흐트러지지 않게 가지런히 모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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