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딸 한비야가 800km에 이르는 우리 땅을
두 발로 걸어다니며 쓴 49일 간의 여행기
내일이면 통일전망대.
여행 첫날 만났던 전라도 할머니들이 생각난다.
"오메 징한 거, 절대로 못 간당께."
그분들은 지금 내가 여기까지 와 있는 것을 안다면 얼마나 놀라실까?
작은 발로 아장아장 걸어서 강원도까지 올 줄은 정말 모르셨겠지.
내겐 뛰는 재주도, 나는 재주도 없다. 그저 한 발짝 한 발짝 걸었을 뿐.
낙숫물 한 방울 한 방울이 바위를 뚫고,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푸른 숲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이제 나는 믿는다.
한 걸음의 철학.
내 어머니의 땅이 준 커다란 가르침이다.
ㅡ 한비야《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중에서 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