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처님 공부

축구 시합과 단식

해탈의향기 2012. 8. 9. 06:43

 

 

                    인사에는 어느 사찰보다 많은 스님이 모

여서 살고 있다.

  큰절과 산 내에 있는 암자를 모두 합치면 항상 이백여 명

은 된다.

  해인사 내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스님들이 공부를 하

고 있다.

  하나는 강원이고, 또 하나는 선원이다.  그리고 강원과 선원

을 보살펴서 살림을 하는 종무소가 있다.

  강원에서는 스님들이 처음 절집에서 부처님의 말씀을 배우

는데, 학문을 위주로 배우고, 그곳에는 강사 스님이 계신다.

선원에서는 주로 강원을 졸업했거나 나이가 좀 지긋한 스님들

이 참선 수도하는 곳으로 선원장이 스님들을 통솔하고 있다.

  스님들은 점심 공양 시간이 지나고 나면 한 시간 가량 해

인사 왼쪽에 있는 커다란 운동장에서 축구를 했다. 해인사 스

님들이 축구를 하게 된 데에는 재미있는 연유가 있다.

  한번은 해인사에서 산불이 난 일이 있었는데 불을 끄려고

스님들이 총출동을 하였다.

  그런데 기동력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한마디로 운동 부족인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축

구를 하기로 한 것이다.

  한번은 선원 스님과 강원 스님이 나뉘어서 축구 시합을 하

게 되었는데 조그만한 사건이 벌어졌다.

  젊은 스님들도 경기에 너무나 열심히 몰입하다 보니 축구

를 운동으로 생각하지 않고 승부에 너무 집착을 했던 것이다.

  선원 스님들과 젊은 강원 스님들이 골인이니 아니니 하고

시비 끝에 급기야는 손찌검까지 하게 되었다. 그 일로 강원의

젊은 스님들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단식투쟁을 하였다.

  마침내는 성철 스님까지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관음전으로

내려가게 되었다.

  "이놈들아, 문 열어!"

  그러나 안으로 굳게 잠긴 문은 열리지 않았다.

  "이놈들, 이제 다시는 공 못 차게 할 줄 알어!"

  결국은 성철 스님의 호통에 젊은 스님들은 문을 열었지만

그때 철없는 스님들도 지금은 중진 스님들이 되어 있으리라.

 

 

ㅡ 원정《침묵의 깊은 뜻을 마음으로 보게나 》중에서 ㅡ

'나의 부처님 공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리없는 소리  (0) 2012.08.20
맑은 물을 위해 숲을 가꾸자  (0) 2012.08.19
참회하나이다  (0) 2012.08.06
달을 듣는 강물  (0) 2012.08.05
성철 스님의 법어  (0) 2012.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