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교수가 어느 강의에서 들려준 일화다.
그가 대전교도소에서 복역할 때, 함께 생활하는 사람 중 한밤에 변소를 다녀오
며 문을 쾅 닫는 이가 있었다. 자전거 튜브를 끼워 놓았는데도 소리가 요란해서,
아침마다 다른 이들에게 핀잔을 받았다.
하루는 신영복 교수가 그에게 "다른 사람들이 싫어하는데도 왜 그러십니까?"
라고 묻자 이런 답이 돌아왔다.
"제가 축대 위에서 떨어지는 바람에 다리를 다쳤어요. 쪼그렸다 일어나면 완
전히 마비가 돼서, 추운데 마비 풀릴 때까지 있을 수가 없어서 늘 문을 놓치는
거예요."
신영복 교수는 적잖이 놀랐다. 그런 속사정이 있는 줄은 꿈에도 모르고 늘 따
가운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라
고 하자 돌아온 말에 그는 또 한 번 놀랐다.
"어떻게 세세한 것까지 이해받나요. 그냥 이렇게 살아야죠."
이 말로 신영복 교수는 사람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사
실을 깨달았다. 좌우명도 생겼다. '대인춘풍 지기추상(待人春風 持己秋霜).'남은
봄바람처럼, 자신은 가을 서리처럼 대하라는 의미다.
"다른 사람에게는 내가 모르는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고, 나에게는 엄격하게
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요. 반대로 하죠. 다른 사람에겐 엄격하고 자
신에겐 관대하잖아요. 관계를 맺을 땐, 상대에게 내가 모르는 수많은 사연이 있
을 거라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합니다."
신영복 교수는 모난 부분을 깍아 고정시키려는 태도의 한계를 지적한다. 그
러지 말고 모난 부분을 있는 그대로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지니라는 것이다. 그
것이 인간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기 때문이다.
《행복한 동행 편집부》
'좋은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사랑의 찐빵가게 (0) | 2013.04.26 |
---|---|
빌게이츠의 어머니 (0) | 2013.04.26 |
[스크랩] 야인시대 / 송명화 (0) | 2013.04.24 |
[스크랩] 사람을 외모로 취급하지 말라 (0) | 2013.04.23 |
프로에게는 자극제가, 세상에는 희망이 되고자/ 조국 (0) | 2013.04.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