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수 한
그녀는 내가 그 도량에 오래 머물기를 청했으나
나는 한 도량에 오래 머무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니 떠나겠다고 말했다.
한 곳에 오래 있다보면 타성이 생기고 이런 저런 문제들에 휘말려들어가기가 쉽다.
그때부터 수행은 끝이다.
이런 내 의중을 그녀는 십분 이해했다.
자신도 한 도량에 일년 이상 머문 적이 없는데 이 곳 만큼은 2년가까이 머물고 있다고...
3년 기도를 발원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3년 기도를 꼭 한 도량에서 할 필요는 없음을 그녀도 알고 있었다.
도량이 편해져서 내 집같은 마음이 들면 그때부터 나태함이 고개를 듦을 경계하고 있었다.
자신도 언제 떠날지 모른다며 내게 지리산 쪽을 한 번 가보라고 권했다.
"수행을 할 때는 이 곳 저 곳의 명산의 지기를 받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옛 수행자들이 만행을 하면서 돌아다닌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분들은 아무리 좋은 명산 명찰이라도 한 곳에 오래 머물지 않았지요.
좋은 것에 탐착하는 마음을 경계한 때문이겠지요.
공부가 경지에 오르면 그 때는 명산 명찰을 찾는 마음도 버려야 하겠지만요.
그래도 경지에 오르지 않은 사람은 좋은 지기를 받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요.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게 제일 좋은 공부지요."
'호 호...전 뭐 그런 거창한 뜻이 있어 그런 것은 아니고
이왕이면 삶의 다양함을 체험하는 게 좋아서 그래요. 여행 삼아서...
많은 사람들과 많은 경계에 직면하다보니 저의 모난 면들이 깎이더라구요.
이젠 아무 곳에서나 자도 잠도 잘 오고,
아무거나 먹어도 괜찮고...음식을 가리지 않고 먹게 되었어요.
그저 주어지는데로 사는 것이지요.
전에는 내 집이 아니면 잠을 제대로 못 이루었는데
현재 제가 머무는 곳이 제 집이거니...현재 제 곁에 있는 사람들이 내 가족이려니 하고 살게 되었어요.
그리고 이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공부는 뭔가를 늘 생각하지요.
거창하게 도를 구한다거나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그냥 이렇게 사는 게 좋아서 그럴 뿐입니다.
더 늙으면 이 짓도 못하겠지요.^.^ "
내가 떠난다니 그녀까지 마음이 싱숭생숭하는가 보았다.
"이 세상에 도반같이 좋은 게 어디 있겠어요.
서로 용기도 북둗아주고, 나태할 땐 충고도 해주면서 같이 가는 게 얼마나 좋아요?
제가 나중에 절을 지으면 그 때는 조념염불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려 해요.
조념염불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평상시 염불을 잘 했어도 임종시에는 무척 힘들거든요.
그 때 도반이 곁에서 조념염불을 지극정성 해주면 왕생의 길이 더 순탄할 겁니다.
그 때 저의 도량에서 머물고 싶으시면 얼마든지 환영할께요.
단 조건은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꼭 해야 한다는 겁니다.ㅎㅎ
제가 바다 속에 던진 업을 건져와서 설립을 하게 될 수 있어요.
아직은 생각뿐이지만요."
바다속에 던진 그녀의 업???
그녀는 한 때 사업을 하여 번 돈을 자신의 업이라고 표현했다.
그 많은 돈을 어디에 감춰두었냐고 물으면 웃으면서 "바닷속요" 라고 했다.
"그런데 그렇게 치열하게 살았으면 사랑은 해보았습니까?"
"안해봤을것 같아요? 제가 혈액형이 B형에요. 얼마나 감정이 섬세한데요.
수행을 안했음 아마 황진희처럼 살았을지도 몰라요 호 호.
제가 성당에 다닐 때 신부님 한 분이 저때문에 옷을 벗기도 했어요.
당신 혼자 짝사랑한 것이니 제 책임은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훗날 제가 삼천배 할 때 그 또한 제 업임을 알고 많이 울었어요.
그 업으로 인해 삼천배 할 때 무척 힘들었답니다."
"옷을 벗겼다구요? 난 옷을 입혔는데? "
와 하 하 하...우리 둘은 배를 쥐고 웃었다.
흠...거짓말이 아닌데...
진정한 보살은 세속에 쩔은 남자를 세속을 벗어나게끔 인도한다는데???
나무아미타불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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