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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주름 가득한
더운날 부채 같은
추운 날 난로 같은
미소에 잔물결 일고
대소에 밭고랑 생기는
바람에 강하고
물에 약한 창호지 같은
뒤꼍에 고인 오후의 산그늘처럼
적막한
공책에 옮겨쓴 경전같은
/이재무
..
피부가 쇠하여 얼굴에 잔주름이 생긴 사람이 여기 있다.
세월의 풍상 고초로 주름잡힌 얼굴이 여기 있다.
주름을 펴고 주름을 없애는 이들도 있으나 주름은 솔직해서
얼마나 좋은가. 더울 때에도 자연스레 맞추어 응할줄 아는
사람이 여기 있다. 어느때에는 시원스럽고, 어느때에는 온화
하고 화창한 기색이다. 빙굿이 웃을 때에도 크게웃을 때에도
주름이 얼굴에 물결처럼인다.
매운 세상살이에는 꿋꿋하고, 배어들어 젖게하는 일에는 한
없이 착해지는사람이다. 그러나 때때로 마음의 천장에, 마음의
뒤뜰에 고요하고 쓸쓸한 심사도 거느리 줄 아는 사람이다.
성스러운 신전도 높은 곳에 모실 줄 아는 큰영혼이다.
스스로 완성된 사람이라 할 것이니 우리 미래의 얼굴이 이와
같다면 얼마나 좋은가.
조선일보 / 가슴으로 읽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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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원철스님과 문수법회
글쓴이 : 붓다홀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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