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생각

♣ 아직도 마지막 한 수가 남아 있다

해탈의향기 2012. 7. 30. 16:30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보다 나은 사회를 건설하려고 인간

은 여러 가지 적들과 끊임없는 전쟁을 쉬지 않고 해왔다. 그 가

운데서도 우리들의 내부나 주위 환경에 있는 악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가장 큰 난제로 되어 있다.  신문에서는 위안을

주는 내용의 기사보다는 오히려 폭력, 고통, 혼란의 도가니 속

으로 빠져들어가는  세계의 모습을 담은 기사가  더  많은 비중

을 차지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당

황하는 때도 있다.  그래도 깊은 감명을 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면 새로운 희망, 새로운 용기가 솟아오른다.

  어느 유명한 박물관의 한쪽 벽,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매

우 눈길을 끄는 그림 한 폭이 걸려 있다고 하자.  이 그림에는 인

간과 악마가 체스(서양장기)를 두는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제

명을「장군」이라 붙이고 있다. 이 테마는 무척 탁월한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은  지금까지  쌓아올린 모든 지혜,  통찰

력,  경험,  전략을 있는대로 동원하여 악의 상징인 악마와 결투

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이길 것인가?  악마가 이길 것인가?  쌍방이 모두  전

력투구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시합 (곧 인간 생활을 말함) 은

매우 중요한 한판 승부인 것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악마가

「장군」을 걸고 있는 장면이어서 악마가 이길 것 같이 보여진다.

 인간도 전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인간 쪽이 수세에  몰려 있는

것이다.

  이 그림을 감상하고 있던 한 사람이 그림에 담겨진 의미에 깊

이 감동하여 그의 눈이 그림 속으로 끌려들어갔다.  「악마가 인

간에게 감히 도전을 하다니? 」무의식중에 그의  입에서 이 말

이 튀어나왔다.  더욱 우울한 기분이 되어 그는 그 그림을 뚫어

지도록 응시했다.

  한참 후에 그 사람은 돌연 펄쩍 뛰면서 외쳐댔다.

  「그렇다, 그래!」

  박물관이란 어디든 큰 소리를 내지 않고 조용히 관람해야 하

는 장소이다.  큰 소리를 낸 그 사람은 관리인에 의해 쫓겨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또 먼저 서 있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 그

림 앞에 서 있는 게 아닌가.  그림을 뚫어지게 들여다보고 있던

그의 생각이 쌓이고 쌓여 또다시 고함을 질러댔다.  그러자 이

번에도 마찬가지로 밖으로 쫓겨났다. 세번째 그 자리에 다시 와

보니 평상시의 정숙한 분위기를 되찾기 위한 목적으로 특별감

시원이 그 자리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번에는 그의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는 더

크게 소리를 질렀다.

  「틀린다, 틀려.  '장군'이 아니다.  또 한 수가 남아 있지 않

은가?  아직도 희망은 있다.」

  주변에 모였던 사람들도 그제서야 그림 속의 장기판을 주목

하고 있었다.  실제로 말해서 인간은 외통수로 몰려 패배한 것

처럼 보였으나, 장기의 명수인 그는 이미 장군은 당했으나 아

직 꼼짝달싹 못하는 「외통수」는 아니고,또 한 번의 수가 남아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인간에게는 또 한수가 남아 있음으로써

구제될 수 있으며,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제서야 주변에

모여 있던 사람들이 그 의미를 비로소 깨달은 것이다.

  맞아! 악마가 인간을 장기판으로 유혹하여 지금은 비록 궁지

에 몰아넣고 있지만, 최후의 한 수만은 언제나 인간 편에 있

다.  칠전팔기, 기사회생의 한 수가 아직 희망을 주고 있는 것

이다.

  주의 환경이 모두 곤경과 장애물 뿐인데 어떻게 하여 그 한 가

닥 희망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인가?  인간은 언제나 장기의 작

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모든 악과 정면대결하는

것도 괜찮겠지만 악의 반대인 선을 굳히려고 노력한 경험이 있

었던가 다시 반문해보고 싶다.

  질병과 싸울 때 세균이나 독소 따위를 제거하는 일보다는 병

에 걸리기 이전에 자기 몸을 강인하게 단련하는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강인한 신체에는 외적에 저항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

에 예방이 되는 것이다.  생명의 저울은 항상 희망과 절망 사이

에서 평행를 이루고 있는데, 생명을 지키는 힘인 희망의 무게

를 더함으로써 저울을 인간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울일 수 있

다.  절망과 대결하는 일보다 희망을 유지해나가는 편이 훨씬

유효한 것이다.

  살아가기 위해 인간은 끊임없이 성실하고 용감한 품성을 발

전시켜야 하며, 자기 자신을 똑바로 알기 위해서도 그와 같은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우리들의 최대의 적은 이성을 잃은 본

능적인 욕망, 사리사욕, 곧 양심적 행동을 방해하려는 본능인

것이다.

  공포. 소심. 무기력. 겁장이 따위는 언제나 인간의 활동을 억

제하려고 하고 있다.  행복한 사회를 만들 경우 희망은 곧 행복

과 일치된다.  더 나아가 그것은 우리 인간의 최대의 행복이라

는 사실을 염두에 새겨둘 필요가 있다.  한자어로 명일(明日)

이라는 뜻은「밝아오는 날」의 뜻인데 명일의 이미지에는 지혜

와 희열이 피부로 느껴지는 뉘앙스가 있다.

 

 

  여기에 또 하나 재미있는 우화를 소개하기로 하자. 세 마리 개

구리가 실수로 우유통 속에 빠져 버렸다.  첫째 개구리는「모든

것이 다 팔자소관이다.」라고 생각하여 나가려 하지 않았고, 둘

째 개구리는 「이 우유통 속을 도저히 빠져 나갈 수 없으며, 깊

이도 깊어서 어쩔 도리가 없다.」고 생각하여 손도 써보지 못한

채 빠져 죽고 말았다.  그러나 마지막 개구리는 비관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태도로서 「내가 실수했군.  어떻게 하면 좋을

까? 무슨 방법이 있을텐데.」라고 하면서 코를 우유통 위로 내

밀고 뒷발로 차분히 헤엄쳐보리라 생각했다.

  그러는 동안에 무엇인가 좀 단단한 것에 발이 닿아 서게 된

것이다.  헤엄치면서 우유를 휘젖는 사이에 습기가 증발하고 버

터가 되어 그 위에 서게 된 것이다.  그래서 세째 개구리는 무난

히 우유통 속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다.

  여러분들도 세째 개구리처럼 계속 헤엄치고 노력한다면 어떤

형태로든 성공할 것이다.

 

 

         ㅡ 마아빈 토케이어 지음《 탈 무 드 》중에서 ㅡ

            우상호 엮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