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쓸모없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

해탈의향기 2012. 8. 22. 10:50

 

 

더러운 굼벵이도 매미로 변해 가을바람에 이슬을 먹고,

썩은 풀은 빛이 없으나 반딧불로 변해 여름 달 아래 반짝이며,

이와 같이 만물의 순결함은 항상 더러움에서 나오고

밝음은 어둠으로부터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糞蟲至穢變爲蟬  而飮露於秋風,

분충지예변위선  이음로어추풍

腐草無光化爲螢  而耀采於夏月,

부초무광화위형  이요채어하월

故知潔常自汚出  明每從暗生也.

고지결상자오출  명매종암생야

 

 

  흙 속에서 사는 굼벵이는 한갓 더러운 벌레에 불과하지만 때가

되면 허물을 벗고 매미가 되어 가을바람을 맞으며 이슬을 먹고 삽

니다. 썩은 풀도 쓸모없는 것에 지나지 않지만 그 안에 숨은 반딧불

이가썩은 풀을 먹고 자라 한여름 밤에 아름다운 빛을 냅니다.

  이렇듯이 우주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이슬을 먹고

사는 매미의 깨끗함이 굼벵이의 더러움 속에서 태어나고 반딧불이

의 아름다운 빛이 썩은 풀 속에서 생겨나는 것도 바로 자연의 이치

때문입니다.  만물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아름다움

은 박명한 데서 나오고 잘 쓰여진 문장은 곤궁한 생활에서 빚어 나

오게 되는 것이며 성공은 실패한 후에 얻는 열매와도 같습니다.  인

생의 행복도 어둡고 한스러운 세월을 겪고 나서 마침내 노력 끝에

이루어지는 법입니다. 오늘날 존경할 만한 역사적인 영웅호걸도 곤

궁하고 미천한 처지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이렇기 때문에 한때의 실

의로 모든 것을 포기하는 사람은 결코 성공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ㅡ 한용운 지음/ 성각스님 옮김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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