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먹은 버섯의 맛
커피나무 열매는 단 0.2%만 커피가 된다. 나
머지 99.8%는 쓰레기로 버려진다. '꼬마농부'
대표인 이현수 씨(35세)는 이 쓰레기를 사용해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꼬마
농부'는 건강한 지구를 만들고자 하는 사회적 기
업. 지금은 버섯 재배 키트 '지구를 구하는 버섯
친구'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아름다운가게'와 '희망제작소(사회적 기업 컨설
팅 회사)'에서 일했던 이 대표는 예전부터 모두를 위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중에 커피 찌꺼기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지구 온난화를 일으킬
위험이 이산화탄소보다 25배나 높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책을 고심하던 그는 책
을 읽다가 우연히 그 실마리를 찾았다. 커피의 주요 구성 성분인 목질 섬유소가 버
섯을 잘 자라게 한다는 연구 결과였다. 그리고 버섯 균은 카페인을 분해해 무해한
물질로 만든다고 했다.
그 후 대안을 구체화하기 위해 여러 전문가에게 문의를 해봤지만 모두 부정적이
었다. 순수한 커피 찌꺼지 자체만으로도 버섯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성공한다 해도 대량생산을 통해 값싸게 공급되는 일반 버섯과는 경쟁이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다니던 회사도 그만둔 채 홀로 6개월 동안 재배법을 연구
했고, 마침내 재배 기술을 터득해 상품화하는 데 성공했다.
'버섯 친구'는 흙에서 나와 흙으로 돌아가는 소중한 자연의 이치를 실감하게 하는
교재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단순히 버섯을 파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작은 실
천과 경험을 파는 것"이라는 데에서 이 키트의 의미를 찾는다. '꼬마 농부'는 이 재
배 기술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무료 워크숍을 열어 기술 이전까지 해주고 있다.
월간지 샘터 / 2012년 5월
글 김현태 대학생 명예기자(홍익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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