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과 그리움의 두 줄기 눈물 산호침자상 珊瑚枕子上의 이행루 二行淚여 반시사군 半是思君이요 반한 半恨이라 산호베개 위를 흐르는 두 줄기의 눈물이여! 한 줄기는 그대를 그리워하는 것이요. 한 줄기는 그대를 원망하는 것이라 수절하는 과수댁의 마음을 읊은 것 같기도 하고, 실연 당한 남정네의 연시 같기도 하..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7.20
능소화 영남땅 비슬산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도반의 병문안을 마 치고 나오는 길에 동구洞口의 '인수문고仁壽文庫'로 유명한 남평 문씨의 고택을 찾았다. 뜨거운 여름 고풍스러운 황 토 담장 너머 능소화가 고샅길 바깥으로 흘러넘치듯 너울 너울 피어오른다. 넌출이 솟아올라 하늘까지 가닿을 ..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7.06
할로 죽이고 방으로 살리고 글 원철스님 <3> 禪ㅡ敎 대표인물 가섭과 아난 현재 우리가 알고 접하고 있는 가섭존자와 아난존자는 부처님 당시 두 사람의 본래색깔이라기 보다는 후대 선종이라는 가치관이 알게 모 르게 투영된 모습이라고 할 것이다. 초창기 교종의 득세 속에서 선종은 율종사찰에 당우 한 칸을 ..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7.01
백만 송이 꽃 어느 해 여름 바이칼 호를 찾았을 때, '정말 바이칼을 사 랑하는 표정' 을 지닌 그는 여행업자라기보다는 오히려 선 비풍에 가까웠다. 버스 안에서 그는 러시아의 여가수인 알라 푸가초바Alla pugatcheva가 부른 '백만 송이 장미' 라는 노래에 대하여 장황하리만치 자세하게 설명을 해주었다. ..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6.30
더위를 피해서 뭣하리! 동산洞山 선사에게 어떤 납자가 물었다. "더위가 닥쳐오니 어떻게 피하리까?" "무엇 때문에 더위가 없는 곳으로 가지 않느냐?" "어디가 더위 없는 곳입니까?" 아닌 게 아니라 정말 덥다. 지구온난화 덕분인지 여름 을 맞는 체감온도는 해마다 더 뜨거워지는 것 같다. 하긴 본래부터 '삼복더..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6.27
모란인지 작약인지 모란인지 작약인지 가야산 중턱에 자리 잡은 해인사는 지대가 높은 탓에 무 슨 꽃이든지 한 박자 늦게 핀다. 더위가 시작될 무렵에야 작약 꽃을 볼 수 있다. 산문을 걸어 잠근 채 그림자마저 일 주문 밖을 향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정진하는 여름안거가 반쯤 지난 어는 날 오후, 밀짚모자를..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6.15
나무를 심는 까닭은 나무를 심는 까닭은 도심 종로 우정국로와 조계사 주변의 커다란 소나무들은 옮겨 심은 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본래 있었던 자 리처럼 잘 어울린다. 지난겨울 흰 눈을 머리에 이고 서 있 는 그 모습에 취하여 들고 있던 찻잔이 식는 줄조차 몰랐다. 하긴 이 동네의 또 다른 이름은.. 모두함께 꽃이되네 2012.06.04